[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한국닛산이 올해 12월을 마지막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발을 뺀다. 한국닛산 측에선 “이번 철수는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 개선 방안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과 관계의 악화로 인한 일본 물품 불매 운동이 거세게 진행되면서 한국닛산의 판매량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국내 진출 16년 만에 철수를 하게 된 한국닛산이 6월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세웠다. 기본 1,000만 원 이상의 금액이 할인된다. 그렇다 보니 중형 세단인 알티마의 최하위 트림이 최근 출시한 기아 모닝의 풀옵션과 100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걸 기회라고 생각해야 할까?

닛산의 판매량은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먼저 2018년 한해 판매량을 살펴보자. 당시 닛산은 2018년 한 해에 5,053대를 판매하여 전체 순위 13위에 올랐고 1.9%의 점유율을 보였다. 알티마 4,415대, 맥시마 499대, 패스파인더 103대, 무라노 24대, 370Z 12대의 성적을 보여줬다.

2019년 판매량은 어땠을까?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1월부터 6월까지의 닛산 판매량은 1,967대로 13위에 올랐다. 이후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 12월까지의 판매량은 1,082대로, 17위까지 하락했다. 2020년 들어서는 1월부터 4월까지의 판매량은 813대다.

국내 시장 철수 선언한 닛산,
파격적인 6월 프로모션

연말 철수를 앞두고 닛산은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6월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시했다. 차종별로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1,300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 닛산의 주력 판매 모델인 중형 세단 알티마의 경우엔 하위 트림인 2.5 스마트의 경우 1,000만 원이 할인되어서 1,990만 원, 2.5 SE는 1,150만 원 할인된 2,290만 원, 2.5 테크는 1,100만 원 할인된 2,490만 원, 2.0 터보는 1,200만 원 할인된 2,990만 원에 판매된다.

여기에 준대형 세단인 맥시마도 1,300만 원이 할인되어서 3,330만 원에 판매된다. 알티마의 최하위 트림인 2.5 스마트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출시한 기아의 경차, 모닝의 풀옵션 가격과 얼마 차이 나지 않는 가격이다.

완판된 알티마
얼마 남지 않은 맥시마

이렇게 높은 프로모션을 진행해서 ‘경차 풀옵션 가격으로 수입차를 살 수 있다’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전해지면서 알티마는 하루 만에 보유 물량이 완판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최고 트림인 2.0 터보가 가장 먼저 재고가 소진되었고, 이후 각 트림의 모델들도 모두 팔려나갔다. 맥시마도 완판은 아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모든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현상은 일본차 불매운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철수를 선언한 브랜드의 모델을 구매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현상에 대한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걸 또 사는 사람이 있구나”, “어디서 불매운동한다고 하지 마라”, “주변 시선 생각 안 하는 사람인가 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이 다수였다.

2028년까지 8년 동안
서비스는 이어진다

닛산의 철수 소식이 전해지자, 기존의 닛산 소유자나, 이번에 차량을 구매한 사람, 일반적인 사람들도 매우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다. 당장 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휴대폰처럼 1~2년만 사용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고, 언제 어디서 어떠한 고장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닛산은 국내 법규에 의거하여 기존 고객들에게 차량의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의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를 2028년까지 향후 8년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무상 보증 기간인 3년 유지, 8년간 예비 부품을 닛산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당장은 구미가 당기는 가격
되팔기 힘들어질 중고차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차 값이 싸서 국산 경차 풀옵션, 준중형, 중형차 급 가격으로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차 불매운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도 마음이 흔들리는 고객들이 많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년에서 5년 정도 운행을 하다가 판매를 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심리도 더해진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생각이다. 아무리 닛산 측에서 8년 동안 계속 서비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서비스의 품질이나, 서비스 센터의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이로 인해 다시 되팔 때의 중고차 가격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다.

완판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닛산의 재고 모델들이 완판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이 시국에?”, “일본 브랜드가 버린 쓰레기 파는 거네”, “A/S 비용 빼준 할인 값 아닌가”, “8년 서비스 저 말을 믿는 건가?”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완판되었다는데, 그럼 몇 대가 팔린 건데?”, “저거 그냥 차 팔려는 수작 아닌가?”, “정확한 수치도 없는데 뭐가 완판이라는 거지?” 등, 닛산이 철수하면서 빨리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마트 바겐세일과 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 또한 이어지고 있다.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는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었다. 1980년대부터 이미 심각한 경영난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운영을 해왔고, 르노와의 연맹 관계를 맺으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신차 출시를 이어가기 힘들고, 이는 해외 시장 판매량 저하로 이어지면서 자금난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수혈을 해주던 르노도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닛산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쌍용차와 상당히 비슷한 상황이다. 쌍용차도 과거엔 이름을 날리며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고, 인도 마힌드라의 투자를 받으며 한숨을 돌리나 싶었다. 하지만 모기업 마힌드라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아서 쌍용차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닛산은 8년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를 약속했다. 과연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